제주도라고 하면 흔히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우도 등 동쪽 여행지를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요즘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한적하면서도 제주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서쪽 여행’이 조용히 뜨고 있습니다.
제주 서쪽은 관광객이 몰리지 않아 여유롭고, 소소한 숨은 명소와 감성 가득한 카페, 바다 전망의 힐링 스폿들이 가득하죠. 오늘은 그런 제주 서쪽 여행의 완벽한 하루 코스를 소개해드릴게요.
수월봉 산책으로 여유롭게 시작하기
제주 서쪽 여행의 시작은 단연 수월봉입니다. 애월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달리다 보면 나오는 수월봉은 제주 오름 중에서도 바다와 가장 가까운 오름 중 하나예요.
산이라기보다는 동산처럼 완만한 언덕으로, 10~15분이면 정상까지 도달할 수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는 푸른 바다와 함께 차귀도와 형제섬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중국 상하이 방향까지 이어지는 수평선이 펼쳐지죠.
수월봉 아래에는 바람의 언덕도 있어 잠시 앉아 바닷바람을 맞으며 명상하기도 좋습니다. 이른 아침 시간대엔 사람도 거의 없어 마치 나만의 여행지에 도착한 기분이 들 거예요.
📍 수월봉 꿀팁:
근처 무료 주차장 있음. 입장료 없음. 아침 일찍 가면 해가 낮게 떠서 사진 찍기 최고!
오전 – 용수포구 & 당산봉 트레킹
수월봉에서 차로 10분 정도 이동하면 나오는 작은 어촌 마을, 용수포구. 이곳은 관광지보다 현지 삶의 풍경을 엿볼 수 있는 곳이에요. 바닷가에 놓인 낚싯배들, 조용한 방파제, 그리고 이따금씩 만나는 해녀 할머니들까지. 제주 본연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마을입니다.
포구를 따라 조금 걷다 보면 당산봉 입구가 나타납니다. 당산봉은 높지 않지만 원형 분화구의 독특한 지형과 초록 능선이 아름다워 ‘작은 한라산’이라고도 불려요. 특히 초여름에는 들꽃이 만발해 포토스팟으로도 아주 좋아요.
트레킹 후에는 포구 근처의 작은 어판장 카페에서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는 시간을 추천드립니다.
신창 풍차 해안도로 & 로컬 맛집 탐방
이제 배가 고파질 시간입니다. 당산봉에서 신창 해안도로까지는 차로 약 15분. 제주 서쪽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인 신창 풍차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바다 바로 옆을 달리는 도로와 줄지어 선 풍력발전기들이 장관을 이룹니다.
여기에서 점심은 현지 로컬 식당에서 즐기는 고등어조림, 갈치조림, 혹은 자리물회를 추천드려요. 특히 ‘신창식당’은 현지 주민들이 찾는 숨은 맛집으로, 푸짐한 생선요리와 친절한 서비스로 유명합니다.
밥을 먹고 나면 근처 바다 산책로에서 잠시 소화도 시켜보세요. 해안도로 중간중간에 쉼터와 벤치가 많아 사진 찍기에도 딱이랍니다.
금능해변에서의 힐링
관광객들이 몰리는 협재 대신, 조금만 더 서쪽으로 가면 나오는 금능해변. 맑고 얕은 바닷물, 그리고 하얀 모래사장이 이어지는 조용한 바닷가입니다.
이곳은 비교적 덜 알려져 있어 평일엔 거의 한적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최적이에요. 여름에는 가족 단위 피서객이 조금 있지만, 혼잡도는 낮은 편입니다.
해변 바로 앞에는 금능해변 카페거리가 조성돼 있어, 제주 감성을 담은 카페에서 오션뷰를 즐기며 커피 한잔하는 시간도 빼놓을 수 없겠죠?
추천 카페:
☕ 금능일마레 – 2층 테라스에서 한라산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뷰맛집
☕ 카페브리드 – 심플하고 감성적인 인테리어, 디카페인 커피와 흑임자라떼 인기
협재해변 석양 & 애월에서 마무리
하루의 끝은 제주 서쪽의 하이라이트인 협재해변의 일몰입니다. 물론 협재는 유명한 여행지지만, 석양 시간대의 감동적인 풍경은 그 어떤 번화함도 이겨냅니다.
해가 바다 너머로 떨어질 즈음, 하늘과 바다의 색이 붉게 물들고, 멀리 비양도까지 황금빛으로 빛나는 모습을 마주하면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들 거예요.
일몰을 감상한 후에는 애월로 이동해 간단한 저녁 한 끼를 즐기는 걸 추천드립니다. 애월에는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루프탑 펍이나, 조용한 분위기의 식당이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어요.
정리 – 제주 서쪽, 이제는 ‘핵심 여행지’입니다
제주도는 이미 수차례 방문해봤지만, 서쪽은 매번 새롭게 다가오는 여행지입니다. 관광지 특유의 번잡함은 덜고, 제주 자연과 로컬 분위기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진짜 제주’의 느낌이 살아 있거든요.
수월봉부터 금능해변까지, 오늘 소개한 코스를 따라 하루를 보내보세요. 아마도 이번 여행이 제일 기억에 남을지도 모릅니다.